영화 '컨택트'(2017)를 처음 봤을 때,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CG 기술로 요란한 영화가 많지만, 컨택트는 어린 시절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설렘을 오랜만에 느끼게 해 준 경이로운 영화입니다.
쉘의 신비한 도착
영화는 12개의 신비한 외계 우주선(쉘)이 전 세계 각지 상공에 등장하면서 매혹적이면서도 불길한 예감의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미군 웨버 대령은(포레스트 휘태커)는 언어학 교수인 루이스 뱅크스(에이미 아담스)박사와 과학자 이안도넬리(제레미 래너)를 통해 외계인이 지구에 온 목적을 알아내고자 소통을 시도합니다. 두 사람은 18시간마다 문이 열리는 외계 비행 물체 내부에 진입해 외계 생명체와 대화하며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노력합니다.
언어 해독
수수께끼의 외계 존재는 전통적인 시간 개념에 도전하는 원형과 비선형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합니다. 뱅크스 박사는 물리학자 이안 도넬리(제레미 레너)와 함께 이 비밀스러운 형태의 의사소통을 해독하는 힘든 작업에 착수합니다.
영화는 뱅크스 박사의 개인적인 삶의 장면들을 교묘하게 엮어 딸의 죽음과 관련된 가슴 아픈 슬픔의 흐름을 소개합니다. 그녀의 과거에 대한 이러한 일견은 캐릭터에 감정적 깊이를 더할 뿐만 아니라 더 넓은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언어로서의 시간
'컨택트'는 언어의 상대성 개념을 예술적으로 활용하여 언어가 현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형성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뱅크스 박사는 외계인 언어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면서 시간을 비선형적으로 경험하기 시작하며, 운명, 선택 및 존재의 순환적 특성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갖게됩니다.
영화의 비선형 스토리텔링은 외계인의 언어를 반영하여 관객이 시간적 복잡성을 하나로 엮도록 유도하는 내러티브 퍼즐을 만듭니다. 정서적 공명과 결합된 이러한 지적 참여는 컨택트는 단순한 공상과학 영화의 부류와 차별화합니다.
에이미 아담스의 열연
루이스 뱅크스 박사로서의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는 역작이라고 할만합니다. 복잡한 감정을 미묘함과 진정성으로 전달하는 아담스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슬픔, 호기심, 경이로움으로 고군분투하는 여성에 대한 그녀의 묘사는 '컨택트'를 SF장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감정적 공명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물리학자 이안 도넬리 역을 맡은 제레미 레너와의 케미는 SF영화에 인간미를 더해줍니다. 아담스가 캐릭터에 부여하는 감정적 깊이는 언어적 장벽을 뛰어넘는 시간, 상실, 보편적인 사랑에 대한 감정을 증폭시킵니다.
감독 드니 빌뇌브의 시각적 교향곡
시각적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유명한 감독 드니 빌뇌브는 '컨택트'에서 영화적 심포니를 편성합니다. 촬영감독 브래드포드 영과의 협력을 통해 외계 비행 물체의 천상의 아름다움과 캐릭터의 심오한 풍경을 포착하는 영상이 탄생했습니다. 빌뇌브의 영상과 요한 요한손의 잊히지 않는 음악은 영화의 몰입감과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인터뷰에서 드니 빌뇌브는 영화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켰는지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공동 노력에 대해 언급하며 '컨택트'가 지적 참여와 감정적 연결 사이의 섬세한 균형이 필요한 독특한 도전임을 밝혔습니다.
컨택트가 특별한 이유
이 영화는 외계 생명체와 비행물체가 나오는 SF영화입니다. 그런데 보다 보면 왠지 SF영화라는 생각이 안 들기도 합니다. 감독은 외계 비행 물체를 바위덩어리처럼 묘사해 공중에 거대한 고인돌이 떠 있는 것 같은 외계 우주선과 복잡한 기계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우주선 내부, 커다란 문어 형상의 외계 생명체의 모습까지, 그전에 봤던 SF영화와 다른 석기 시대 외계인을 본 것 같은 느낌이라서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영화의 내용은 루이스 박사와 과학자 이안이 외계 생명체의 언어를 해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길게 담겨있어 지루할 것 같지만, 먹물을 뿌리는 것 같은 외계인이 쓰는 언어의 독특함과 그 언어를 다른 시각으로 풀고자 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뜻밖의 결말을 마주하면서 애잔함을 느끼게 합니다.
컨택트 결론
결론을 보면 외계인은 3000년 뒤 지구인의 도움이 필요해 인간을 도우러 지구에 왔던 것입니다. 루이스 박사는 외계인과의 접촉을 통해 그들의 언어를 알 수 있게 되고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됩니다. 미래의 루이스는 이안과 결혼하고 예쁜 딸을 낳지만, 그 딸이 언제가 사망하게 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루이스는 그로 인해 이안과도 헤어지게 되는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묵묵히 그 길을 선택합니다.
컨택트는 감독의 천재적인 탁월한 감각이 빚어낸 요즘 보기 드문 훌륭한 영화입니다. 영화가 주는 커다란 영상의 감동과 전쟁이나 극단적인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영화를 보는내내 마치 퍼즐을 푸는 것 같은 흥미가 몰입감을 더합니다. 게다가 루이스 박사의 복잡한 심정을 잘 표현한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력이 더해져 마지막 결론에서 느껴지는 마음의 울림까지,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모두 끄집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