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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아이를 초등학교에 처음 보내면 알게 되는 사실

아이를 초등학교에 처음 보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초등학교 교육이 지역마다, 학교마다, 심지어 각 반마다 다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아이를 처음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은 설렘과 기대, 불안감을 안고 일 년을 보냅니다. 그러다 어느새 깨닫게 되지요. 초등학교 교육이 교과서만 통일되어 있다는 사실을요. 

초등학교 교육
초등학교 교육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데 교육이 다 다르네?

처음엔 '어?'하는 기분이 듭니다. 분명히 같은 학교에 다니는 데 옆 반 아이와 우리 아이반 아이가 같은 교과서와 같은 교육 과정을 밟고 있는데,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 다르고, 과제도 다르고, 심지어 진도도 다릅니다. 우리 아이는 1학기에 받아쓰기를 안 하는데, 다른 반은 하고 있다고 하고, 다른 지역 아이는 벌써 아이들이 노트 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과장을 좀 보태면 완전히 다른 학교를 보내는 기분이 듭니다.

 

이런 현상이 예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요즘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 부모님과 얘기해 보니 그분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몇 차, 몇 차, 교육 과정은 해마다 바뀌는 것 같은데, 왜 교육은 바뀌는 기분이 안 들까요?

 

 

통일된 교육의 필요성

그런데 사립학교는 좀 다릅니다. 저희 아이를 중간에 사립학교를 보내고 깨달은 사실이지요. 한 학년에 해야 할 목표가 같고 과제나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나 과제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습니다. 그건 어느 반에서 수업받던지 비슷한 교육의 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건 원래 공교육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공교육이 평균적이고 통일된 교육의 질을 제공해야 학부모가 믿고 아이를 맡기는데 선생님의 자질과 생각과 연령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자녀를 학교에 보내 본 학부모의 입장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담임 선생님 교육 과정

한 예를 들어 볼까요? 어느 학부모가 얘기했던 경험담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정년을 앞둔 담임선생님께서 수업 진도를 안 나가셔서 학부모들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학급 분위기마저 안 좋게 끌고 가셔서 결국 반 학부모들이 모여 교장 선생님께 단체로 항의했다고 합니다. 자세하게 쓰기는 좀 어려운 내용이지만, 그 선생님은 학부모들이 그렇게 할만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립학교라면 퇴직 수준이지요. 그런데 그분은 6개월 휴직을 하셨고, 아이들은 임시 교사가 2학기를 담당했는데, 그분도 한 반의 담임 선생님이셔서 아무래도 임시로 맡은 반 학습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 반 아이들은 1학기에는 원래 담임의 소홀로, 2학기에는 임시 교사의 소홀로 한 학년 동안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고 지나갔습니다.

 

이 얘기를 했던 학부모는 어떻게 했을까요? 당연히 사교육으로 모자란 교육을 보충해야 했습니다. 원래 담임 선생님은 6개월 후에 복직하시고 퇴직까지 무사히 하셨다는...

 

우리는 어쩌다가

학교는 학부모가 아이를 믿고 맡겨야 하는 곳입니다. 아이를 균형 있게 교육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부모들이 학교에 아이를 보내면서 그런 기대를 할까요? 학교 보내기 전에 무시무시한 소문들만 무성하니까, 유치원만 다니던 아이를 어떻게 학교에 보내나 걱정이 앞섭니다. 원래는 이런 걱정이 없어야 합니다. 새 담임 선생님이 정해질 때마다 어떤 선생님일지 마음을 졸이는 일이 없어야 하지요.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안심되고, 믿음이 가고, 당연히 내 아이가 학교 교육으로 인해 더 성장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질 거라는 데 의심이 없어야 합니다.

 

공부 측면에서도 학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교육 효과가 확실해야 사교육이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공교육에서 그런 효과를 기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교육은 아이들이 처음으로 받는 학교 교육이고, 모두가 동등한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지역도 아니고, 다른 학교도 아니고, 같은 학교에서 각 반마다 다른 교육은 전적으로 담임 선생님의 자질에 따라 아이들의 교육의 질이 좌지우지되는 셈입니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으려면, 믿을 수 있는 교육, 사교육이 필요 없는 교육, 어느 학교에 다니거나, 어느 담임 선생님 반이 되어도 일정 수준을 기대할 수 있는 공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초등학교는 학령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제일 처음 접하는 교육이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마지막 단추까지 차질이 없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견해임을 밝힙니다. 우리나라 어딘가에는 다른 사례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